사회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재조명…손봉기 판사가 맡은 5일 국민참여재판, 무기징역 확정까지
2015년 경북 상주 마을회관에서 농약 성분이 든 사이다를 마신 주민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손봉기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닷새간의 국민참여재판과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되짚었다.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가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됐다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대상이 되면서 과거 주요 판결도 다시 검색되고 있다. 그중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사건이 2015년 경북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사이다 사건’이다.
이 사건은 농촌 마을회관 냉장고에 있던 사이다를 주민들이 나눠 마신 뒤 집단으로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주민 6명 가운데 2명이 숨졌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직접 범행 장면을 보여주는 CCTV나 목격 진술이 없는 상황에서 방대한 정황증거가 제출됐고, 국민참여재판은 닷새간 이어졌다.
2015년 7월 14일 상주 마을회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사건 발생 장소는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이었다. 2015년 7월 14일 냉장고에 보관돼 있던 사이다를 마신 주민들이 잇따라 의식을 잃었다. 검사 결과 음료에서는 당시 고독성 농약 성분인 메소밀이 검출됐다.
평소 주민들이 쉬고 담소를 나누던 공간의 음료에서 농약이 나왔다는 사실, 피해자들이 모두 고령의 마을 주민이었다는 점 때문에 사건은 전국적인 충격을 줬다. 초기 수사에서는 누가 어떤 이유로 농약을 넣었는지, 오염된 사이다병이 어떻게 냉장고에 놓였는지가 핵심이었다.
피고인은 마을 주민 박모 씨…끝까지 무죄 주장
수사기관은 당시 82세였던 마을 주민 박모 씨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화투놀이 과정에서 생긴 주민 간 갈등을 범행 동기로 제시했다. 그러나 박씨는 수사와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다.
범행 장면을 직접 본 목격자나 장면 자체가 촬영된 영상이 없었기 때문에 재판은 정황증거가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할 만큼 충분한지를 놓고 진행됐다. 변호인 측은 제3자 범행 가능성과 농약 성분이 묻은 경위 등을 다투며 무죄를 주장했다.
손봉기 부장판사가 맡은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사건은 국민참여재판 신청 뒤 손봉기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고 있던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에 배당됐다. 재판은 2015년 12월 7일부터 11일까지 닷새 동안 진행됐다. 2008년 국민참여재판 제도 도입 이후 당시 기준으로 이례적으로 긴 일정이었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약 580건의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최초 신고자, 피해자, 주민, 수사관과 전문가 등을 증인으로 세웠다. 일부 심리는 밤늦게까지 계속될 만큼 공방이 치열했다. 사건의 결론은 단일 증거 하나보다 여러 정황이 서로 맞물리는지를 판단하는 데 달려 있었다.
재판에서 다뤄진 핵심 정황증거
검찰은 피고인의 옷과 전동차, 지팡이 등 여러 곳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된 점을 제시했다.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메소밀 성분이 든 드링크제 병이 발견된 점과 사건 전후 행동도 증거로 다뤄졌다.
피해자들이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을 때 박씨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쟁점이었다. 박씨 측은 다른 주민들이 잠든 것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는 증상 발현 상황과 구조가 지연된 경위를 종합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농약 성분이 묻은 경로와 제3자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검찰이 제시한 전체 정황을 유죄 근거로 판단했다.
배심원 7명 전원 유죄, 1심 무기징역
2015년 12월 11일 배심원 7명은 전원 유죄 평결을 내리고 무기징역 의견을 제시했다. 손봉기 부장판사가 재판장을 맡은 형사합의부도 이를 받아들여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지는 회복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점, 피해자와 유족이 입은 고통,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던 점 등을 무겁게 판단했다. 구조가 가능한 상황에서 적절한 구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본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항소심과 대법원도 무기징역 유지
박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나 대구고등법원은 2016년 5월 19일 항소를 기각하고 무기징역을 유지했다. 피고인 측이 제기한 제3자 범행 가능성보다 피고인을 범인으로 가리키는 증거들이 더 설득력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는 2016년 8월 29일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사이다병에 메소밀을 넣어 살인과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 공개자료에서도 상고 기각과 무기징역 확정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주요 일지
| 날짜 | 진행 내용 |
|---|---|
| 2015년 7월 14일 | 상주시 공성면 마을회관에서 농약 든 사이다를 마신 주민 6명 쓰러짐 |
| 2015년 8월 | 박모 씨 살인·살인미수 혐의 구속 기소 |
| 2015년 12월 7~11일 | 대구지법에서 닷새간 국민참여재판 |
| 2015년 12월 11일 | 배심원 7명 전원 유죄, 1심 무기징역 선고 |
| 2016년 5월 19일 | 대구고법 항소 기각, 무기징역 유지 |
| 2016년 8월 29일 | 대법원 상고 기각, 무기징역 확정 |
왜 2026년에 다시 주목받나
사건이 다시 언급되는 직접적인 계기는 당시 1심 재판장이었던 손봉기 판사의 대법관 후보자 논란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2026년 8월 18일 손 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열흘 뒤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했다.
다만 농약사이다 사건 판결이 손 후보자 재제청 요청의 사유로 제시된 것은 아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이유는 사전 협의와 제청 절차, 대통령의 임명권에 관한 문제다. 손 후보자의 전체 프로필과 제청 논란은 손봉기 프로필·반려 이유·재제청 뜻 기사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다.
직접증거가 제한된 형사재판이 남긴 쟁점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은 직접증거가 제한된 형사사건에서 여러 정황증거를 어떤 기준으로 종합할 것인지 보여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정황증거만으로도 각 증거가 서로 모순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범행을 가리키며 합리적 의심을 배제한다면 유죄 판단이 가능하다. 반대로 개별 정황이 약하거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면 무죄추정 원칙이 우선한다.
이 사건에서는 배심원 7명과 1·2심 재판부, 대법원이 모두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동시에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직접증거가 없다는 점 때문에 수사와 재판 과정 자체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됐다.
FAQ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피해자는 몇 명인가?
사이다를 마신 주민은 6명이며 이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이다에서 검출된 농약은 무엇인가?
고독성 농약 성분인 메소밀이 검출됐다.
손봉기 판사는 어떤 역할을 했나?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재판장으로서 2015년 12월 닷새간 진행된 1심 국민참여재판을 맡았다.
배심원 판단은 어땠나?
배심원 7명 전원이 유죄로 평결하고 무기징역 의견을 냈다.
최종 형량은 무엇인가?
1심과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고 2016년 8월 29일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해 형이 확정됐다.
작성 기준: 대법원 공개자료와 2015~2016년 재판 보도, 2026년 8월 28일 공개된 손봉기 후보자 관련 자료.